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선상 일지와 주도 주노 안팎

원평재 2011. 9. 24. 05:37

 

알라스카 크루즈의 출발지와 도착지는 모두 시애틀 항입니다.

시애틀을 떠나서 알라스카의 주도 주노까지의 항해는 이틀간,

사흘째 되던 날 새벽에 주노로 들어갔지요.

그때까지의 선상 일지와 현장 르포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 봅니다.

 

 멀리 시애틀의 랜드마크 "니들 타워"가 보입니다.

일단 승선하면 크루즈 회사에서 만들어준 카드만 절대적입니다.

카드 키로는 물론이고 결재의 모든 수단까지.

사흘만에 주노에 도달한 것은 양쪽으로 육지를 낀 내해를 천천히 항해하며 양안을 감상하는 여정(inside passage)

때문이기도 합니다.

 

 

 

 벌써 선텐 족들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일기불순으로 몸을 굽기가 쉽지는 않았고---.

 

 

칵테일과 카메라를 즐기는 손길들.

 

앗, 고래다!

9월이면 하와이에서 수태하여 새끼를 밴 고래가 3개월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라스카로

회유의 길에 들어서서 마침내 출산을 하는 때라고 합니다.

고래떼를 만날 적기라는 이야기이지만 큰 재미는 보지 못했지요. 

 

  고래가 날숨을 크게 내쉬는 장면도 끝 물에야 잡았고---.

 

  

 

사흘째 동틀녁에 주노항 입항.

주노는 알라스카 주의 주도인데 원래는 이곳에서 아주 멀지는 않은 카나다의 유콘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수많은 엘도라도 메이니아들이 몰려들면서 생긴 도시라고 합니다.

그들은 일단 이곳에서 전열을 정비하여 스퀘그웨이라는 또다른 전초기지로 이동을 합니다.

주노는 일종의 섬이다보니 지금도 알라스카 내륙과 육로 교통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배와 비행정으로만 연결이 된다고 합니다.  

 

 

크루즈 선이 이곳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거대한 멘덴홀 빙하를 눈 앞에서 목격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알라스카 주도이기에 한번쯤 

방문할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알라스카 골드러시 때의 황금향, 카나다의 유콘 지역으로 들어가는 일차 기항지의 흔적도

맛보는 재미와 더불어. 

 

 

 

 비행정이 착륙하는 장면과 계류하는 과정을 지척에서 보기도 합니다.

 

 

 

주노항에 드디어 상륙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라던가 뭔가(아니면 말고지만), 하여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내려오고

있는데 헐리우드 키드 시대를 거친 리포터에게는 서부영화의 변종, 이종들에 불과하지요. 

 

 

박물관 근처에 주지사 관저가 있는데 온통 가림막을 쳐놓고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하여, 사진 찍는 수고를 덜어주어서 다행이었달까 뭐 그랬고,

(보스톤) "티 파티" 캠페인으로 지난 총선을 쥘락펴락했던 전 주지사 페일린도 요즘은

이런저런 구설수에 말려서 골치가 아프던가요? 아마도. 

 

 

알라스카 골드러시를 기념하여 금색 도금(?)을 한 돌덩어리가 시내에 있습니다.

도금까지는 아니겠군요. 금색 페인트 칠 정도. 

알라스카 금광은 사금 광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 돌의 해설적 의미가.

 

 

사라져가는 미국 대머리 독수리를 이 변방에서 그나마 힘들게 만납니다.

Bald Eagle이라는 표현은 흰머리에 대한 착시였고 엄밀하게는 흰머리 독수리가 맞다는 것입니다.

제국의 오늘을 보며 여러가지 함의와 상징성을 끄집어 낼 수 있었던 요긴한 장면입니다.

 

 

알라스카 대학 주노 분교입니다.

주노는 주도이지만 작은 도시에 불과합니다.

 

 

호숫가의 교회가 대학 캠퍼스와 더불어 있습니다.

교회의 창립에도 여러가지 전설같은 실재가 전해내려오고~~~.

 

 

 

마침내 멘덴홀 빙원에 도달합니다.

"용의 재현과 대면"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서사적 순간이었습니다. 

 

 

 

 

 

 

 

 

직접 빙하의 어름조각에 손을 대본 감상은 "따뜻하다"였습니다.

급속히 사라져가는 빙하는 인류나 문명의 종말을 뜻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근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었던지 하여간.

 

 

과학자 특유의 진지한 인상을 주던 이 레인저도 빙하의 소멸과 함께 실직하지않을까,

싱겁고도 심각한 생각이~~~.

아무튼 용의 모습을 한 이 거대한 빙하도 2-30년 사이에 엄청나게 후퇴하여 마침내

뱀의 형상도 못되어 사라진다는 예상입니다.

 

 

 

 

알라스카에서 살아있는 연어를 처음 만난 곳은 여기 차가운 물가에서 였지요.

물론 훈제나 스시로 먼저 만난 것은 선상 식당에서였지만.

태평양 연안의 연어 종류(Pacific Salmon Species)에는:

Chinook Salmon, Coho Salmon, Sockeye Salmon,Pink Salmon, Chum Salmon

등이 있는데 우리가 자주 접하는 것은 핑크 새먼인가 합니다.

식탁에는 훈제 연어도 많이 올라왔고 구운 연어, 그리고 "삶은" 연어도~~~.

 

  

배가 닻을 올리면 항구는 파시(波市)가 되는 것이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합니다.

박경리의 소설, <파시>가 생각납니다.

사람들이 떠난 후의 남은 모습은 항상 쓸쓸 그 자체입니다.  

이 사진을 위하여 배에 끝으로 올랐습니다.

 

 

주노를 떠난 배는 이제 황금향으로 떠나는 기점, "스퀘그웨이" 항구로 밤새 달려왔습니다.

엘도라도에서의 일들은 다음편에 계속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사진을 정리하고있는 허드슨 강변은 지금 가을비가 내립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다 모인 맨해튼은 요즈음 교통통제가 시도때도 없어서,

출퇴근하는 입장에서는 모두 아침부터 난리입니다.

UN 건물이 있는 38번가의 이스트 리버 쪽만 아니고 타임즈 스퀘어까지도---.

그저께 밤에는 산책을 나갔다가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쪽에서 오래 불꽃놀이하는 광경을

멀리서 보았는데,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세계 경제도 그런데 불을 놓다니, 은근히 쓸데도 없는 근심을 해보았지요. 

 

Coincidir  

 Soy vecino de este mundo por un rato
y hoy coincide que tambien tu estas aqui
coincidencias tan extranas de la vida
tantos siglos, tantos mundos, tanto espacio...
y coincidir 
나는 잠시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존재
오늘 우연히 너도 여기에 있구나
인생에 있어 우연히 함께한다는 것은 
기연이 아닐수 없다
수많은 시간속에서,세상속에서,공간속에서
우연히 함께 한다는 것은...
Si navego con la mente el universo
o si quiero a mis ancestros retornar
agobiado me detengo y no imagino
tantos siglos, tantos mundos, tanto espacio...
y coincidir
만약 나의 생각속을 여행하여
나의 과거 전생을 거슬러 생각해본다면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음에 지쳐 멈춰버린다 
수많은 시간속에서,세상속에서,공간속에서
우연히 함께 한다는 것은...
Si en la noche me entretengo en las estrellas
y capturo la que empieza a florecer
la sostengo entre las manos...mas me alarma
tantos siglos, tantos mundos, tanto espacio...
y coincidir
늦은밤 별하나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막 반짝이는 별하나를 잡을 수 있다면
놀라움을 멈추고 가만히 두손으로 감싸쥘것이다
수많은 시간속에서,세상속에서,공간속에서
우연히 함께 한다는 것은...
Si la vida se sostiene por instantes
y un instante es el momento de existir
si tu vida es otro instante... no comprendo
tantos siglos, tantos mundos, tanto espacio...
y coincidir
인생이 수 많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순간은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순간일 것
만약 너의 인생이 또다른 순간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어렵구나
수많은 시간속에서, 세상속에서, 공간속에서
우연히 함께 한다는 것은...
 
song by  Guadalupe Pineda  


so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