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누름에 그저께는 "서울 특별 시장"과 "용산 구청장", 그리고 또 뭐더라 하여간 여러가지로 투표를 하는 날이라 초, 중등학교가 모두 쉬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인근에 있는 "용산 가족 공원"으로 놀러갔다. 투표는 물론 일찍 마쳤다. "건강 이용원" 원장인 영감은 투표하는 날, 휴일 손님도 만만치 않다고 업소를 ..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6.02
실종(3-끝) 그러나 덕담은 덕담 수준일 따름이었다. 철만이가 어쩌면 주지육림에 쌓여서 호강이나 하리라는 결론을 내린 그 분위기는 논리가 아니라 남의 일에 너무 야박할 필요는 없다는 계산법이 만들어 낸 일시적 현상이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종말이가 결코 가만히 있지는 못하겠다는 투로 다시 치고나..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5.17
실종(2) 11955 우리는 신랑의 씩씩한 입장, 신부의 다소곳한 모습, 주례 선생의 지루한 주례사, 신랑 친구들의 야단스런 신랑 다루기, 부케를 서로 받으려는 신부친구들의 아우성을 모두 구경하고나서 심지어 일가친척들의 사진 활영에 까지 빠질새라 끼어든 다음, 예식장 지하에 있는 피로연회장으로 마침내 우..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5.15
실종 "재경 빈포 초등학교" 동기생들에게 경사가 찾아왔다. 고향에서는 동기생 자녀들의 혼례가 몇건 있었지만 서울 동기들 사이에서는 처음으로 "여반" 동기가 딸을 출가시키는 축하할 일이 생긴 것이다. 처음이라 그런가, 동기들은 청첩장을 받자마자 서로 서로 전화를 걸면서까지 제 일처럼 기뻐하였다...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5.13
레오니아에서 온 편지 11258 정 원장님 보이소, 아니 여보라고 부를게요. 여보, 나 정옥이라요. 미국으로 시집간 한 때 당신의 아내, 정옥이라요. 흑인 병사 토미와 결혼해서 고국을 떠난 정옥이라요. 내가 삼각지에 침을 뱉고 당신 면상에 면도칼을 드리대다가 결국 김포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탄 정옥이라요. 세월이 참 ..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4.29
회계머니-헤게머니 (4-끝) 10394 우리 이용원의 면도사 아가씨 중의 한 사람이 "대한 면도사 모임"의 회계를 맡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으니 그녀도 회계머니를 쥐고 있단 말인지 모르겠다. 그녀들은 면도사 모임을 "면모"라고 하였다. 예전에는 면도를 면모(面貌)라고 했다면서 사실은 유서깊은 이름이라고도 하였다. "교수..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4.12
회계머니-헤게머니 (3) 국문학 교수하는 내 친구는 한달이면 두어차례 이 곳 삼각지를 찾아왔다. 내가 운영하는 이용원에서 건강 맛사지를 받으러 오는 것은 아니고 그때만 해도 교보 같은데에서 양서를 쉽고 싸게 구하기 어려운 처지에 여러가지 화보와 영상자료를 구하러 온 것이었다. 삼각지에는 8군내의 매릴랜드 대학..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4.10
회계머니-헤게머니 (2) 남녀 동기들은 오래 전부터 친목계를 하였다. 처음에는 문자 그대로 좁쌀처럼 적은 액수의 계금이 모여서 돈 쓸 동기에게 은행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무슨 담보 같은 것 없이 쉽게 빌려주었고 그러다 보니 쉽게 돈이 불어났다. 금융실명제가 시작되던 해에는 예금주 문제로 한동안 옥신각신했으나 그..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4.09
회계머니-헤게머니 10078 서부 경남 지역의 해안에 있는 "허포(虛浦)"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은 허포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른다. 지금은 행정 지명이 "빈포(彬浦)"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비어있는 포구라는 뜻의 빈포를 빛날 빈(彬)자로 좋게 바꾼 것이다. 이름의 내력으로는 원래 임진왜란 때에 이순신 장군께서 이 곳 .. 연작 장편; 빈포 사람들 200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