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의식> 겨울호(빈포 사람들 1. 회계머니-헤게머니) 계간 문예지 <문학마을>, <문학과 의식>, <서울 문학>, 등 3개 문예지 겨울호에 각각 졸작 단편을 실은 바 있습니다. 이제 겨울도 다 지나가고 하여서 그 겨울호에 실었던 작품을 이곳에 올려봅니다. 먼저 <문학과 의식>에는 "빈포 마을 사람들"을 연작 형태로 연재하기 시.. 단편 소설 2009.02.13
어떤 게이 날 (3회) "이 친구야, 혼자 가면 어떻게 해." 아까 들어서 벌써 낯익게 된 박 중령의 목소리가 둥줄기에 따라와 박혔다. "가긴 어딜가. 모처럼 귀국해서 구경도 할겸, 술자리도 피할겸 혼자 걷는 것이지." "<여보 클럽> 가려는거 아냐?" "예끼! 그런데 그게 아직도 있나?" "있을거야. 나도 한 일년만.. 단편 소설 2009.01.19
(단편 연재) 어떤 게이 날 (2회) 애니메이션 조수미 가을 주말에 길일이 몰려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시피 내가 잠시 들어와 있는 이 초가을 토요일에도 그 길일은 어김없이 중첩되어 있었다. 해밀튼 호텔의 예식장에 온 것도 이런 길일에 잡힌 내 축마고우의 딸 결혼식을 동기회 사무실에서 보고 알았기 때문이었다. 참으.. 단편 소설 2009.01.17
어떤 게이 날 (첫회) 이태원 입구에 있는 해밀튼 호텔 예식장에서 친구의 딸이 시집을 가던날, 나는 지각 도착이 되어 식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마침 문깐에 서성이던 친구들에게 이끌려 2층으로 올라갔다. 식을 보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내 항변에 그들은 웃으며 나를 그간 희귀동물이 다 되었다고 놀리며 피로연.. 단편 소설 2009.01.13
(단편 연재) 해금 산조 (6회중 끝) "그런데 연주하는 모양이 어째 우습네. 양 다리를 쩍 벌려서 양반 다리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연주할 때도 그렇소?" 남편이 내 양반 다리 사이를 힐끗 보며 웃었다. "에이, 주책이셔. 하긴 오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아서 좀 우습죠? 무슨 소리인지 몰라도 무슨 가부좌 모양이라던가요. 하여.. 단편 소설 2008.10.09
(단편 연재) 해금 산조 (6회중 4회) 아침 시간이 꽤 많이 흘러 신규 수강생들이 자신의 해금에서 몸통과 활의 분리작업을 거의 끝내갈 무렵, 젊은 여성 강사가 들어왔다. 그녀는 자기를 평생 교육원 소속의 강 인영 교수라고 소개하면서 그냥 강 교수라고 부르면 된다고 하였다. "제가 젊은 노처녀니까 강 교수님이라고 하실 필요는 없어.. 단편 소설 2008.10.07
(단편 연재) 해금 산조 (6회중 3회) 해금 교실에 나가기 전날 밤,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 잠이 오지않는 이유는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았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운 다음날, 아침을 먹고 우리 부부는 모래내 그 학교로 일찍 찾아갔다. 나는 남편과 거의 같은 작업장으로 나가니까 남편은 이날도 나를 평소처럼 차에 태워서 집을 .. 단편 소설 2008.10.06
(단편 연재) 해금 산조 (6회중 2회) 남편은 내가 전화 번호 스무 개 쯤은 지금도 외우는 실력을 항상 아까워한다. 전수 학교를 나와서 경리직원까지 한 내 경력도 남편은 항상 높이 평가해준다. 사실 만리동 꼭대기의 그 전수학교 야간부는 돈이 없어 낮에는 사환 같은 일을 하다가 밤이면 중등학교 졸업 자격증을 따겠다고 모인 악바리 .. 단편 소설 2008.10.04
(단편 연재) 해금 산조 (6회중 1회) 해금 산조(奚琴 散調) “학교”라는 두 글자만 봐도 나는 항상 가슴이 뛴다. 더욱이 그 학교가 '대학' 혹은 '대학교'라고 하면 내 가슴은 종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만다. 높은 학교 문턱을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내 평생의 소원 같은 게 그런 심정을 자아낸 결과이겠지만 그렇다고 .. 단편 소설 2008.10.03
(단편 연재) 활화산 아소(阿蘇) 풍경 (제 5 회 - 끝) 아소 화산은 멀리서 부터 벌써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오랜 옛날 함께 태어난 다섯 봉우리 중에서도 중간에 있는 중악(中岳)은 아직도 어마어마하게 유황과 수증기로 된 화산 연기를 뿜어내어서 오랜 기간 사람들의 관심을 압도적으로 끌어온 자신의 역사가 허튼 자태가 아니라는 것을 .. 단편 소설 200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