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고향 (6) "말씀해 보시오. 우리 교장 선생님." 그가 아내에게 말문을 터 주었다. "제가 당신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솔직히 이민형 선생하고 더 가까웠잖아요. 그분의 시가 정말 좋았어요. 그때 이미 학원이니 학생계니 하는 고등학생 문예지에 그 사람의 시가 장원으로 뽑혀서 활자화 되어 나오고---. 그래서 요즘 .. 팩션 FACTION 2007.04.18
책들의 고향 (5) 어술라와 연결이 끊어진 원인이니 책임이니 하는 걸 따지자면 조금 복잡한 궤적이 전제되었다. 일년은 짧았다. 그것도 처음 얼마간의 탐색 과정이랄까 그런 시간을 빼고보니 더욱 그러 하였다. 하여간 그가 귀국할 때 쯤, 어술라는 연구 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져서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 그대로 남.. 팩션 FACTION 2007.04.17
책들의 고향 (4) 어술라의 부모와 가족들은 모두 2차대전의 말기에 있었던 연합군 공군의 드레스덴 폭격으로 몰사를 했다. 드레스덴이 종전 후에 동독에 속하여서 서방 세계에 그 참화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이 많았지만 아무리 전쟁중이라고 하였지만 그 공습 사건은 참혹, 그 자체였다. 전투원들이 모두 전선으.. 팩션 FACTION 2007.04.14
책들의 고향 (3) "어슬라 하고는 정말 완전히 끝이난거지요?" 이옥분 교장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듯 그를 빤히 보며 물었다. "그게 벌써 한 세대 전의 일이잖소. 그때만 해도 뉴질랜드를 신서란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던 시절이오." 양한철 교수는 속으로 찔끔했으나 태연하게 아내의 힐문성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팩션 FACTION 2007.04.13
책들의 고향 (2) 일천권의 보물을 진정한 보물로 여기고 살아온 그녀는 자신의 분신같은 책들이 이렇게 흩어지고 그나마 대부분은 멸실될 바에야 자신이 명예 퇴직하던 바로 그 초등학교에 모두 함께 기증해버릴 결심을 하였다. 마침 초등학교 취학 아동들이 점점 줄어들어서 그 빈 교실들을 생활 박물관 으로 꾸미겠.. 팩션 FACTION 2007.04.11
책들의 고향 (1) "부활절 아침에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어서 기쁩니다." 대전의 어느 교회 앞뜰에서 국립 "한밭 대학교" 도서관장이 같은 대학의 지리학 전공 교수 양한철 박사에게 웃음을 가득 담고 닥아갔다. "엊저녁 늦게 위원회에서 통과 되어 전화도 못드리고 이리로 왔습니다." "아, 제 도서들이 영구 소장 문.. 팩션 FACTION 2007.04.09
짧고 행복했던 낚시 여행 (9-끝) 돌아온 방갈로우 호텔에서 한익준은 가이드가 건네준 심장약을 조금 먹었다. 가이드를 하는 영감도 심장이 약하고 혈압이 높았지만 적절하게 매일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건강을 잘 지탱해 나가고 있다고 하면서 한익준을 다소 꾸짖는듯한 투로 말을 하였다. 이제 몇년만 지나면 나이가 차서 메디케이.. 팩션 FACTION 2007.04.05
짧고 행복했던 낚시 여행 (8) 매연이 심한 페리호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멈칫거리다가 마침내 마지막 손님인양 그들 네사람과 빨간 승용차를 삼키더니 느릿느릿 떠났다. "페리에 똥차들이 많지요?" 가이드의 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마나우스와 아마존 주에 대하여 설명을 했으나 한익준의 귀에는 별로 들어오지 않았.. 팩션 FACTION 2007.04.04
짧고 행복했던 낚시 여행 (7) 다음날 이과수 폭포에 다달았을 즈음해서는 부부의 냉기는 거의 녹아 내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 거대하면서도 여러 갈래로 층을 이루어, 한 곳이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폭포의 비경을 배경으로 하여 바야흐로 해빙 무드가 생성되고 이어 무르익는듯 하였다. 특히 한익준은 .. 팩션 FACTION 2007.04.01
짧고 행복했던 낚시 여행 (6) 가이드는 하루 일당을 받아서 갔고 두 사람은 호텔 인근에서 현지식으로 저녁을 하였다. 브라질 산의 테이블 와인도 송정자가 시켜서 한잔씩 하였다. 와인 한잔에 그녀의 눈이 정감을 품으며 풀리더니 고즈넉히 그를 쳐다 보았다. "내일 새벽 비행기로 리오데자네이루로 가서 코르코바도 언덕의 예수.. 팩션 FACTION 2007.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