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의 "싸게 사들이기"를 생각하며.(2-1) (진학 소학교와 연변 대학 인근에 있는 이 곳에는 북한 서적들이 많았다) 연길에 와서 60년대 식이니 70년대 식이니 하는 이야기를 꺼내기는 매우 조심스럽다. 이 곳에서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격이나 개성이나 특징이나 언필칭 능력과는 하등 상관이 없이 발화자의 감상이나 내부 조응을 자기나..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24
방천 일기(3-끝) 달리는 길 양쪽은 모두 사구(沙丘)를 이루고 있었다. 한족 자원 안내원이 "사추"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라고 하여서 내가 아마도 "사구(沙丘)"이리라고 했더니 웃으며 맞다고 반가워했다. 토문, 도문, 두만, 투먼 부분에서도 그의 발음과 지형 설명에는 다소 혼란이 있어서 길 눈이 어두운 첫 방문객에..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20
방천 일기(2) 토문을 지나면서는 두만강을 오른 쪽으로 끼고 계속달리면 오른 쪽의 강건너 민둥산이 바로 북한 땅이었다. 그쪽으로도 가끔 집과 경작지가 보였으며 아침밥을 짓는 연기가 정겹게 올라가고 있었다. 토문과 두만의 해묵은 이야기들은 다른 기회에 이야기할 말미를 잡기로 한다. 훈춘시의 모습은 연길..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19
방천(防川) 일기(1) 방천(放川) 일기 (두만강 방천에서 본 조중 철도---. 왼 쪽은 또 러시아 땅이다. 사진은 중국 땅에서 찍었다.) 방천이라고 하면 어릴 적 내가 자란 "낙동강 방천"도 있고 중등학교 이후의 고향 D시에 있는 "수성 방천"도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그 방천이 중국의 동북부 조선족 자치구의 동쪽 끝..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18
한국은 없다 김재국은 "새시기" 조선족 중견 작가이다. 중국에서 "새시기"라 함은 대략 문화혁명이 끝난 시기이지만 실제로는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80년대 이후의 문예부흥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흑룡강 성 출신이지만 대학은 북경에서 마치고 국영 잡지사의 기자와 문화 연구소의 연구원 등 .. 평론, 북 리뷰, 문단 이야기 2005.04.13
고백의 끝 부분 원본(성원에 힘입어) 바람찬 거리에는 평일 낮인데도 손님보다 많은 장사꾼들이 세상에서 이 곳에 없는 물건은 없다는 듯이 득시글거렸고 구매력은 모르겠으되 할 일이 있는 듯, 혹은 없는 듯한 구경꾼들의 엄청난 존재로 보아서 이 곳이 만만한 시장 통은 결코 아님을 실증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장이 워낙 크고 생소해서..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11
고백 (끝) 긴 글의 중간을 잘라버렸다. 고백의 결론은 이날 이 곳의 저 유명한 구육(拘肉) 식당에 들어가서 그 깊은 맛을 음미했다는 내용인데 다소 과장과 은유와 패러디를 겻들여서 끌어 가고자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에 혹시라도 오해의 단초가 될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 카테고리 없음 2005.04.11
고백 (3) 다시 나온 바깥은 대명천지였으나 바람은 그 사이 기세를 더하여 대지의 흙먼지를 일떠세웠다. 내 중국식 얼굴은 "리발 점" 실내의 얄궂게 크기만 한 거울과 작별하는 순간부터 내 눈 앞에서 사라졌으나 우리들 어린 시절의 역사성을 띤 꼬랑내는 내가 바깥으로 나왔어도 내 코에서 사라질 요량이 아..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10
고백(2) 어쨌거나 라지오 소리가 요란한 퀴퀴한 실내에는 얄궂은 장식의 큰 거울이 하나있고 두 사내가 첫 손님도 없는 썰렁한 분위기에서 석유 곤로에 불을 부치고 있었다. 들어가며 힐끗 본 게시물에는 "老人, 幼-- 三元"하는 구절이 있어서 일단은 유의하였다. "얼마요?" 내가 우리말로 무조건 냅다 소릴 질..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09
고백(1) 어제는 강의가 없는 날이어서 모처럼 이발을 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이발관 가본지는 오래 되었고 주로 미장원, 아니 요즈음은 헤어숍이라 부르던가, 그런 여성용 머리방에 드나들거나 아예 집에서 간단히 조발을 하는 처지이다. 하지만 연변에 와서는 이발관을 이용해 보기로 작정 하였다. 우리나.. 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200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