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이 날 (3회) "이 친구야, 혼자 가면 어떻게 해." 아까 들어서 벌써 낯익게 된 박 중령의 목소리가 둥줄기에 따라와 박혔다. "가긴 어딜가. 모처럼 귀국해서 구경도 할겸, 술자리도 피할겸 혼자 걷는 것이지." "<여보 클럽> 가려는거 아냐?" "예끼! 그런데 그게 아직도 있나?" "있을거야. 나도 한 일년만.. 단편 소설 2009.01.19
(단편 연재) 어떤 게이 날 (2회) 애니메이션 조수미 가을 주말에 길일이 몰려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시피 내가 잠시 들어와 있는 이 초가을 토요일에도 그 길일은 어김없이 중첩되어 있었다. 해밀튼 호텔의 예식장에 온 것도 이런 길일에 잡힌 내 축마고우의 딸 결혼식을 동기회 사무실에서 보고 알았기 때문이었다. 참으.. 단편 소설 2009.01.17
어떤 게이 날 (첫회) 이태원 입구에 있는 해밀튼 호텔 예식장에서 친구의 딸이 시집을 가던날, 나는 지각 도착이 되어 식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마침 문깐에 서성이던 친구들에게 이끌려 2층으로 올라갔다. 식을 보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내 항변에 그들은 웃으며 나를 그간 희귀동물이 다 되었다고 놀리며 피로연.. 단편 소설 2009.01.13
로데오 거리 이번에는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를 펼쳐보는 순서로 잡아보았다. "무슨 순서"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고, 벌써 지난해 초겨울에 거닐어 본 거리를 연말연시 행사 소개하다가 늦잡쳐서 이제야 한번 올려 보게 되었을 따름이다. "로데오 거리"라는 이름은 LA의 패션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왔을 것이.. 깊이 보고다닌 투어 2009.01.09
피맛골 산책 피맛골의 어원은 避馬골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고관들이 타고 다니는 말을 피해서 아랫 사람들이 다닌 뒷길, 피마(避馬)의 골목 길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행차가 지날 때까지 엎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해 숨는 골목이라는 말이다. 이런 곳에 자연히 서민들의 선술집과 국밥집이 들.. 깊이 보고다닌 투어 2009.01.05
溫故而知新의 하룻길 고향을 찾는 마음이 환희인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우수어린 여정만은 아니고 무어라고 할까, 항상 만감의 교차입니다. 물론 자주 찾는 길목도 아니지만---. 오랜만에 고향, 정확히 말하자면 대학 모교를 찾았습니다. 새벽 7시 KTX로 달려갔다가 역시 저녁 5시 KTX로 돌아왔습니다. .. 여기 문화의 파편들 2009.01.02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하며 >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got and never brought to mind?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 got and days of auld lang syne? 옛 친구들을 어찌 잊고 다시 생각하지 않을까? 정든 친구들 어찌 잊으며 그리운 시절 어찌 잊을까? For auld lang syne, my dear, for auld lang syne, we'll take a cup of kindness yet, for auld lang syne. 지나간 그.. 기본 2008.12.30
제야 무렵 한밭과 계룡을 다니다. 대전 땅에서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반평생을 지내고 지난해에 정년 퇴임을 한 향우의 초대로 한밭 땅을 밟았다. 올곧고 강직한 인품으로 내외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지내온 교수 생활이었으며 이에 그의 주변에는 동료는 물론 따르는 후학, 제자들도 많고 일화도 많다. 오래전부터 방문을 하.. 깊이 보고다닌 투어 2008.12.27
문단 송년회의 이모저모 다시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건강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여 다닌 송년 행사도 과다하였던지 문우들과의 송년 행사 리포트가 뒤로 쳐졌다. 몇몇 장면들을 엮어서 해를 넘기지 않고 음미해 보고싶다. 행사 날짜 순서 보다는 인상적인 장면으로 올리는 차례를 정해 보았다. 우선 동숭동 대학로 .. 평론, 북 리뷰, 문단 이야기 2008.12.25
시청 앞 스케이트 광장 일요일 저녁 다섯시, 시청 앞에 있는 호텔 22층에서 친구 자녀의 혼사가 있었다. 크지 않은 공간이 가족 중심의 예식장 신풍토에 딱 맞는듯 하였다. 지난해에 미국 사는 동생의 아들, 그러니까 내 조카도 이 곳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바 있었다. 동부에서 좀 크게 한판, 그리고 여기에서 가족 중심의.. 깊이 보고다닌 투어 2008.12.22